목차

1. 일기
어제 칼리모쵸를 마시며 오늘 걸을 일정을 고민하다가 순례자들이 많이 머무는 팔라스 데 레이에서 5km 정도 더 걸어 까사노바라는 동네에 가기로 결정했다. 까사노바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에 머물 예정이며, 오늘은 일요일이라 중간에 팔라스 데 레이에서 장을 보고 까사노바에 도착할 생각이다. 큰 체인 슈퍼마켓들은 영업을 안 해 동네슈퍼에서 장을 봐야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6시 출발. 컴컴한 새벽길에 오늘도 안개비가 흩날린다. 어느 순간부터 길이 잘 포장되어 걷기 편한 경우가 많다. 비가 와도 배만 안고프면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새벽에 출발하면 안좋은 점이 있다면 마을의 카페나 식당들이 문을 안 열었다는 것. 중간중간 벤치에 쉬어도 되지만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는 것만큼 순례자들에게 달콤한 휴식은 없을 것이다.


갈리시아 지방에 들어오면서 부터 또르띠아보다 엠파나다를 많이 판다. 아마 갈리시아 지방의 주식은 또르띠아가 아닌 엠파나다인 듯하다. 둘 다 맛이 좋아 난 상관없다. 첫 번째로 들린 카페에서 카페 꼰레체와 안에 고기가 들어간 엠파나다를 시켜 먹었다. 맛있게 먹고 있으니 다른 순례자들도 하나둘씩 카페에 들린다. 나는 얼른 먹고 다시 출발. 가다가 중간에 또 카페에 들러 오랜만에 또르띠아를 시켜 먹었다. 이상하게 엄청 큰 또르띠아 한 조각을 내어 주었고, 다 먹기 벅차서 남기고 나와버렸다. 아까웠지만 과유불급이라. 오락가락하는 비를 뚫고 팔라스 데 레이에 도착했다.


구글맵에 찍어두었던 식료품점으로 곧바로 향한다. 오늘 가는 까사노바에는 식당이 2개 정도 있는데 오늘 일요일이라 영업을 안할 가능성이 크다. 오늘 점심, 저녁식사를 위한 장을 볼 것이다. 살라미와 레토르트 식품 2개, 맥주 3캔, 그리고 여기 스페인에서 파는 컵누들을 구매했다. 장 본 것들을 식량가방에 차곡차곡 넣고 배낭커버를 씌우고 출발. 이제 5km 정도 남았다. 이때부터 왜 이리 시간이 안 가던지. 평소 같았으면 금방 갈 길인데 오늘따라 축축 처진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까사노바 무니시팔 공립 알베르게. 예상대로 알베르게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알베르게 관리인이 스페인어로 계속 무어라 얘기한다. 파파고를 갖다 대니 오늘 여기 알베르게에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머무는데 괜찮냐고한다. 나는 웃으며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규모가 작은 알베르게라 학생들이 많이 없어 다행이다. 체크인을 하고 샤워 후 빨래를 한다. 오늘은 비가 계속 와서 3유로를 주고 건조기를 돌렸다.



건조기가 돌아가는 동안 나는 점심 먹을 준비를 했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생각으로 관리인에게 식용유를 빌려서 계란도 하나 구워 빵에 치즈와 살리미를 얹었다. 그리고 닭고기 레토르트 식품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맥주와 함께 허겁지겁 먹었다. 팔라스 데 레이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안가고 축 처진 이유는 아마 배가 고파서였을 거다. 주방에서 뒷정리까지 마치고 건조기에서 뽀송한 빨래를 들고 침대로 갔다. 빨래를 정리하고 한숨 잘까 하는데 중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온다. 알베르게 관리인이 학생들에게 미리 사전에 다른 순례자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하라고 이른 듯하다. 내 침대가 있는 방에 들어온 학생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그들은 이내 다른 방으로 가서 친구들과 노는 듯하다. 덕분에 나는 1시간 정도 낮잠을 잘 수 있었다.


또 다른 순례자가 도착했다. 이탈리아인인데 많이 피곤해 보인다. 5월 9일 생장에서 출발하여 천천히 산티아고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한국의 서울과 부산을 가보았다고 한다. 그녀는 늦은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려는 듯 1층으로 내려갔다. 할 것 없는 조용한 마을. 전날 못한 영상 백업도 하고 내일 출발 준비를 대강 해두고 저녁을 먹으러 1층으로 내려갔다. 저녁은 레토르트 라자냐와 빵, 맥주를 먹었다. 수학여행온 학생들들을 보니 저녁으로 또르띠아 보카디오를 먹는다. 어디서, 누가 싸왔는지 몰라도 랩에 포장되어 있는 보카디오를 다 같이 맛있게 먹는다. 나는 다시 침실로 올라와 슬슬 잠에 들 준비를 하는데 애들이 꽤 시끄럽게 군다. 그래도 애들이니 그러려니 하며 참고 넘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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