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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여행기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22일차 (산 마르틴 델 까미노-아스토르가)

by peoplothory_ 2024. 10. 20.

목차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22일차 (산 마르틴 델 까미노-아스토르가)

    1. 일기

    다행히 비가 오지 않는다. 간밤에 화장실을 간다고 깼었는데 그땐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었다. 짐을 챙겨 일찌감치 출발. 오늘의 목적지는 아스토르가 라는 도시이다. 산 마르틴 델 까미노를 떠나서 얼마 걷지않아 호스피탈 데 오르비고 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구름 사이로 볕이 들면서 아름다운 다리를 비춘다. 아 어제 조금만 더 가서 여기 머물껄. 어제 산 마르틴 델 까미노에 머문 것이 후회될 정도로 정말 예쁜 뷰가 펼쳐진다. 마을 초입에 있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카페가 있었다. 다리가 잘 보이는, 뷰가 좋은 카페였다. 카페 내부는 생각보다 팬시했고, 알베르게와 같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커피 값이 조금 비쌌지만 그래도 자리값이라 생각하고 나는 다리가 잘보이는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호스피탈 데 오르비고 다리 근처의 카페에서 아침길 걷다가 중간에 사과로 간식

    오늘은 중간중간 마을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있어 걷기 참 좋은 루트였다. 하늘도 적당한 구름 탓에 걷기 좋은 날씨였다. 아스토르가는 생각보다 큰 도시였다. 아스토르가 성당과 그 옆에 있는 가우디 성이 이 도시의 랜드마크인 듯 했다. 먼저 알베르게 도착하여 체크인 후 샤워와 빨래를 했다. 그리고 시내구경을 나섰다. 출출한 배를 달래줄 식당을 찾아 들어가 메뉴를 본다. 적당한 가격의 메뉴를 발경하고 레드와인 한잔과 같이 주문했다. 처음 보는 음식인데 피자와 비슷해보인다. 바삭하고 얇은 빵 위에 토마트 소스를 얇게 바르고 그 위에 간 고기와 치즈를 뿌리고 오븐에 구운 요리 같았다. 맛은 좋았다. 약간 짭조름한 것이 맥주가 땡겼다. 그래서 맥주도 한 잔 추가. 그러더니 갑자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진다. 얼른 계산을 치르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널어두었던 빨래를 처마 밑으로 옮겼다. 다행히 비가 많이 오진 않았지만 계속 날씨가 흐리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계속 날이 흐리다. 빨래를 옮기고 다시 나와 아스토르가 성당과 가우디 성 쪽을 돌아본다. 웅장하다. 한번 들어가보고 싶지만 입장료 탓에 꾹 참는다. 주변에 까미노 기념품 샵들도 들어가본다. 친구들 선물은 다 샀지만 그래도 이쁜 팔찌가 합리적이 가격에 팔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꾹 참는다.

    아스토르가 가는길의 모형아스토르가 가는 길에 있는 노점 휴게소
    까미노 표지석. 산티아고 까지 269km 남았다.아스토르가 입구에 있는 물 마시는 순례자 동상

    내일은 일요일이고, 작은 마을에 머물 예정이라 장을 보러 마트에 들렀다. 레토르트 식품 2개와 사과, 빵, 과자, 맥주 1캔을 샀다. 대략 11유로 정도 지출했다. 장을 보고 나면 가방은 무거워지지만 마음이 든든하다. 오늘은 레온에서 샀던 레토르트 파스타와 오늘 산 빵, 맥주를 먹을 생각이다. 하지만 이대론 아쉬워 구글맵을 켠다. 광장 반대 편 조금 외진 곳에 있는 식당을 발견했다. 리뷰도 상당히 괜찮고 뽈뽀도 판매하고 있었다. 찾아본 그 식당으로 바로 달려갔다. 다소 어두침침한 내부는 현지 동네주민들 밖에 없었고, 주인 사장님께 뽈뽀를 먹을 수 있는지 물었다. 사장님이 스페인어로 계속 무어라 얘기를 하셔서 파파고의 도움을 받았다. 뽈뽀는 오늘 오후 7시 30분 이후로 된다고 한다. 오케이, 지금 5시가 조금 넘었으니까 알베르게에서 파스타로 허기를 조금 달래고 시간 맞워 가면 딱이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사장님께 시간 맞춰 오겠다 라고 말씀드리고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알베르게 주방에서 얼른 파스타를 데우고 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맥주와 함께 허겁지겁 먹고 침대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그러자 밖에서 비가 또 억수같이 쏟아졌다. 아 나중에 뽈뽀 먹으러 갈 때만이라도 제발..... 속으로 엄청 기도했다. 그리고 오후 7시 10분쯤. 밖에 비가 많이 잠잠해졌다. 기분 좋게 식당으로 향했다.

    멀리 보이는 아스토르가아스토르가 표지판
    아스토르가에서의 첫끼아스토르가 알베르게 앞에 있는 순례자 동상

    식당 문을 여니 사장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맞이해주신다. 식당에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사장님이 나를 불렀다. 주방으로 데려가더니 요리 중인 문어를 보여주신다. 그리고나서 또 창고로 나를 데려간다. 거긴 식당 창고가 아닌 보물 창고였다. 온갖 종류의 빈티지 스피커와 라디오, 앰프들이 술과 식료품들과 함께 있다. 사장님의 취미이신 것 같다. 내가 감탄하며 연신 '무이비엔'을 외치니 그 중 가장 큰 나팔 스피커가 달린 전축을 틀어주신다. 이게 작동을 한다고? 정말 신기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빈티지 전축이 내 눈앞에서 돌아간다. 특유의 아날로그한 사운드가 정말 매력적이다. 아마 사장님은 하루를 마감하고 창고에 앉아 이 음악을 듣겠지.

    나는 다시 내 테이블로 돌아와 앉았다. 사장님이 뽈뽀 사이즈를 물으신다. 큰거는 20유로, 중간 사이즈는 12유로 라고 하신다. 나는 뽈뽀 중간 사이즈 하나와 화이트 와인 한잔을 시켰다. 빵과 와인을 먼저 내어주시고, 이내 뽈보가 나왔다. 스페인에서 그토록 먹고 싶었던 뽈뽀. 그것도 방금 막 삶아나온 따끈따끈한 뽈뽀다.

    아스토르가에서 맛있게 먹었던 식당 사장님이 보여주신 자신의 전축 컬렉션아스토르가 뽈뽀 맛집

    와인을 작게 한 모금 먼저 마시고, 빵에 뽈뽀 육수?를 찍어 문어와 함께 먹었다. 환상적이었다. 접시에 얇게 깔린 뽈뽀 육수는 문어 삶은 물에 올리브 오일을 섞은 것 같았고 약간 짭조름한 맛도 났다. 문어의 식감 또한 전혀 질기지 않은 쫀득함이었고, 비린 맛도 전혀 없었다. 그렇게 와인과 번갈아가며 허겁지겁 해치웠다. 뽈뽀를 다 먹고 뭔가 아쉬웠다. 메뉴판을 다시 보니 '카요'가 보인다. 전에 사하군에서 먹었던 그 카요. 사장님께 카요 중간 사이즈가 얼마냐고 물으니 8유로 라고 하신다. 오케이. Callos mediana por favor. 양이 꽤 푸짐해 보인다. 빵도 한 접시 더 내어주신다. 따끈따끈한 카요를 빵 위에 올려 한입. 입에 쩍쩍 달라붙는 식감도 앚 좋다. 한국 쌀밥이 생각난다. 먹고 있는 도중에 손님들이 하나 둘씩 들어온다. 나는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내 음식에 집중한다.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맥주까지. 모든 술을 섞어 마시니 사장님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왠 이상한 꼬레아노가 와서 뽈뽀에 카요를 모든 술과 섞어 멋으니. 카요까지 든든하게 먹고 값을 치른다. 총 26유로 정도 나왔다. 사장님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기분좋게 내일을 위해 가방을 정리한다. 지갑은 조금 얇아졌지만 오늘도 좋은 까미노 추억을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

    2. 아스토르가 알베르게 추천

    아스토르가 알베르게 추천

     

    Albergue de peregrinos de Astorga · Astorga, León

     

    www.google.com

    아스토르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알베르게이다. 수용인원이 꽤 많지만 크게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조금만 일찍 도착해도 샤워와 빨래,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도 완비되어 있으며, 주방 역시 크기가 꽤 크다. 침실을 비롯한 전체적인 컨디션도 준수하며, 아스토르가에서 가성비 좋은 알베르게를 찾는다면 적극 추천한다.

     

     

    3. 아스토르가 맛집 추천

    아스토르가 맛집 추천

    까미노를 걸으며 첫 뽈뽀를 경험했던 아스토르가의 바 이다. 위치를 공유하고 싶어 지금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니 나오지 않는다. 위 사진을 보듯이 가게 이름은 'El Bar de Manolin' 이다. 이곳에서 나는 뽈뽀와 카요를 먹었는데 너무 만족스러웠다. 가게 사장님의 은밀한 취미인 전축 모음까지 보여주셔서 눈과 입, 귀까지 모두 즐거웠다. 가격 또한 합리적이었다. 스페인 친구에게 들은 얘기인데 제대로 뽈뽀 요리를 하는 가게들은 대게 오픈형 키친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싱싱한 문어를 직접 삶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기성으로 나오는 제품을 쓰지 않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다. 이 가게의 사장님도 나를 직접 주방으로 불러 문어 삶는 것을 직접 보여주셨다. 그러니 맛 또한 일품이었다. 나중에 또 까미노 프랑스길을 가게 된다면 또 가고 싶은 가게이다.

    아스토르가 맛집 식당 내부마지막으로 먹은 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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