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일기
오늘도 5시에 기상하여 출발 준비를 한다. 그리고 주방으로 가서 커피와 빵 2조각을 먹고 출발. 대도사 레온의 새벽을 가른다. 점점 날이 밝아오는데 날이 꽤 흐리다. 날씨 앱을 보니 내일 비예보가 있다. 아 비오면 안되는데... 그래도 오늘은 구름이 있어 많이 덥지않아 걷기 참 좋다. 오늘은 무릎과 아킬레스건이 거의 아프지 않다. 근 20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몸이 까미노에 완벽히 적응한 것 같다.
첫번째 마을에서 카페 꼰레체와 또르띠아를 하나 사먹었다. 역시 아침식사로 든든하니 이만한게 없다. 어제 같이 밤에 술을 마셨던 에어비앤비 아저씨도 들러 아침을 드신다. 힘내서 다시 출발. 중간에 오렌지주스도 사먹고, 어제 식료품점에서 산 사과도 하나 먹었다. 그렇게 12시쯤 산 마르틴 델 까미노에 도착했다. 오늘 묵을 알베르게로 향했는데 입구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부터 길 위에서, 같은 알베르게에서 계속 만나고 있는 가비이다. 12시 체크인 시작으로 알고 있는데 왜 기다리고 있냐고 물으니 아직 체크인 준비가 안되었다고 기다리라고 했단다. 알베르게 안에는 히잡을 쓴, 정말 일하기 싫어하는 표정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분이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신발을 갈아신고 조금 기다려 보기로 한다. 30분쯤 지났을까. 가비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듯이 나는 그냥 다음 마을에 가서 머물꺼야 라면서 자리를 박차고 떠났다. 알베르게 안의 직원은 아직도 오픈 준비중이다. 나도 더 이상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다른 알베르게를 알아보다가 그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음 마을까지는 7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또 걸을 마음을 상실해서 그냥 이 마을에 머물기로 했다.
다른 알베르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체크인을 하고 샤워 후 빨래를 했다. 리셉션에 저녁식사를 물으니 오늘은 자기 손녀의 생일잔치가 있어 저녁식사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 작은 마을에서 그럼 순례자들은 어떻게 저녁을 해결하란 말인가. 5시 이후로는 전자레인지도 사용을 못한다고 알려준다. 산 마르틴 델 까미노에는 식당과 식료품점이 하나씩 밖에 없다고 구글맵에 나온다. 그 중에서도 식료품점 후기가 좋아 먼저 식료품점으로 향한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가격표까지 전부 붙어있어 신뢰가 간다. 오늘 저녁으로 먹을 냉동피자를 하나 샀다. 4유로가 조금 안되는 가격. 그리고 그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안에는 한국인 2분만 있었다. 나는 먼저 맥주 작은거를 하나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하려고 하니 가격이 너무 비쌌다. 맥주를 시키니 주는 작은 타파스로 일단 허기를 달랜다. 한국인 두 분은 다음 마을인 호스피탈로 간다고 한다. 밖에 볕이 뜨거운데 고생하시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사하군에서 같은 방을 썼던 형님은 하몽 보카디오를 시켰는데 나머지 하나는 도저히 못먹겠다고 한다.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혹시 남기시는 거면 제가 먹어도 괜찮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해주신다. 서로의 인스타를 교환하고 그렇게 호스피탈로 떠났다.
나는 맥주와 보카디오를 처리하고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낮잠을 청했는데 뜨거운 날씨 때문에 땀이 조금 났다. 4시반이 조금 안된 시각. 나는 아까 샀던 냉동피자를 리셉션에 가져가 전자레인지에 돌려달라고 했다. 근데 포장지를 보니 유통기간이 3일이 지나있다. 주인 아주머니가 괜찮냐고 묻자 나는 상관없고 그냥 돌려달라고 했다. 아까 식료품점 주인 아저씨 얼굴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분명 고의로 유통기간이 지난 상품을 방치해놓았진 않았을 것이다. 피자가 완성되고 리셉션에서 파는 맥주 1캔을 2유로에 사서 먹기 시작했다. 피자는 다행히 맛이나 냄새는 정상이었다. 피자 작은판과 맥주 1캔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했다. 그리고 얼마있지않아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는 빨래를 일찌감치 해서 널어둔 터라 마른 빨래를 거둘 수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으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날씨 앱을 보니 흐림만 되어있는데... 내일 걸을 때만이라도 비가 안왔으면 좋겠다. 1시간쯤 쏟아졌을까. 이내 곧 잠잠해졌다. 오늘은 일찍 잠에 청한다. 제발 내일 아침에 비가 오지 말길 빌면서.
2. 산 마르틴 델 까미노 알베르게 정보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산 마르틴 델 까미노에 머물지 않으시는 걸 추천한다. 마을에 식당이나 식료품점이 터무니 없이 적다. 자신이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하루 조용히 머물고 싶다면 묵으셔도 된다. 제가 묵었던 알베르게 시설은 깔끔하고 나쁘지 않다. 샤워실에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너른 마당에 빨래를 건조할 수도 있다.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도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내가 방문했을 떄는 마침 주인 손녀의 생일이라 저녁과 아침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다.
'까미노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23일차 (아스토르가-폰세바돈) (5) | 2024.10.21 |
---|---|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22일차 (산 마르틴 델 까미노-아스토르가) (11) | 2024.10.20 |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20일차 (푸엔테 비야렌테-레온) (11) | 2024.10.13 |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19일차 (엘 부르고 라네로-푸엔테 비야렌테) (6) | 2024.10.06 |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18일차 (사하군- 엘 부르고 라네로) (2) | 2024.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