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일기
전에 친구한테 받은 인스턴트 커피를 하나 까서 출발 전 빵과 쿠키와 함께 먹었다.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는 진짜 기분을 좋게 만든다. 약도 챙겨먹고 길을 나섰다. 첫번째 마을까지 약 10km를 걸어야 했다. 6시에 출발해서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마을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카페 콘레체, 계란과 하몽이 올라간 토스트를 하나 시켜먹었다. 간단한 요깃거리로 충분했다.
그리고 다음 마을은 오늘 내가 원래 머물려고 했던 머을이다. 생각보다 마을이 꽤 크다. 카페에 들러 오렌지주스가 있냐고 물으니 병에 든 음료를 보여준다. 착즙 오렌지주스를 원했는데. 메뉴판에 있는 커피+케잌 4유로짜리 메뉴를 주문했다. 파운드케잌 같은 걸 주는데 그냥 시중에 파는 제품 맛이다. 그냥저냥 먹고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푸엔테 비야렌테로 출발했다. 오늘은 출발할 때부터도 많이 춥지 않아서 그런지 금새 더워진다. 진즉에 겉옷을 벗었고 가는 도중에 긴바지도 벗어 가방에 끼워넣었다. 시원해지니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 오늘의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3명 정도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아직 오픈까지 30분 정도 남은 시각. 워커에서 샌들로 갈아신고 나무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했다. 곧 알베르게 문이 열렸고 체크인을 진행했다. 생각보다 멋진 알베르게 였다. 뒤뜰에 멋진 마당이 있고 처마 끝에는 스프링쿨러 같은 것이 달려있어 미스트처럼 물이 뿜어져나왔다. 심지어 작은 바도 있어 음료를 사먹을 수도 있다. 너무 완벽한걸. 일단 샤워와 빨래를 하고 동네 구경에 나섰다.
간단하게 뭘 먹을까해서 들어간 식당. 식당 안에는 순례자로 보이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영어가 되는 직원이 있어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전에 사하군에서 맛있게 먹었던 장조림 같은 음식이 있었다. 쇼케이스에 몇 종류있었는데 나는 그 중 제일 맛있어 보이는 녀석으로 하나하고, 맥주를 시켰다. 족발같은 것을 양념에 조린 듯했고 안에 뼈가 있는 음식이었다. 맛 또한 좋았다. 다음으로는 또르띠아와 초리소를 시켜먹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 그렇게 간단하게 먹고 4.5유로. 숙소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붙였다.
오늘 알베르게에서는 타이완 사람 빼고는 다 조용한 편이다. 낮잠에서 일어나 뒤뜰에 있는 바로 간다. 맥주 한 잔을 시켜 목을 축이며, 밀린 일기를 쓴다. 스페인 할아버지? 아저씨?를 만났다. 자기는 론세스바예스에서 시작하여 레온까지만 가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집은 바스크 지방이라고 한다. 영어를 못하시지만 아는 단어를 끼워 맞춰 알아들었다. 그렇게 그 분과 얘기를 나누다가 곧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저녁은 알베르게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신청했고 가격은 14유로. 나는 스위스에서 온 청년과 한 테이블에 앉았다.
그는 스위스부터 산티아고 까지 간다고 한다. 약 80일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발에 물집이 좀 잡힌 모양이다. 자기 할머니도 10년 전 똑같이 걸으셨다고 하는데 둘 다 정말 대단하다. 곧이어 프랑스인 아저씨 두명도 합석했다. 지금까지 걸으며 계속 느꼈지만 유럽 친구들은 기본 2개국어 이상을 하는 것 같아 부럽다. 나도 나중에 결혼해서 애가 생기면 언어 공부를 많이 시켜야겠다. 스위스 청년은 프랑스인 아저씨와 독일어로 얘기를 나눈다. 프랑스 아저씨는 서툴지만 영어도 좀 하신다. 나도 언어공부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해야겠다. 첫번째 음식인 파스타가 나왔다. 맛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먹었다. 다른 사람들은 맛있게 잘 먹는 것 같았다. 두번째 요리는 닭고기와 감자튀김이 나왔다. 닭고기는 닭다리와 가슴부위를 소스에 푹 익혀 야들야들하니 맛이 좋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와인과 함께. 후식으로 요거트까지 먹고나니 시간이 8시 반이다. 계산을 하고 뒤뜰로 나와 칼리모쵸를 한잔 시켜놓고 지금 일기를 쓰고 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행복하게 보냈다. 내일 레온을 기대하며 이제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2. 푸엔테 비아렌테 알베르게 정보
내가 이번 까미노 프랑스길을 걸으며 묵었던 알베르게 중에 가장 좋았던 알베르게 중 하나이다. 1박에 15유로, 저녁식사 별도 14유로를 지출하였으며, 방의 컨디션과 화장실, 샤워실까지 굉장히 깔끔한 편이 속했고, 무엇보다 뒤뜰의 넓은 테라스와 작게 운영하는 바가 이 알베르게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레온 직전의 마을인 푸엔테 비야렌테에 있으며, 조금만 걸어나가면 음식점이나 슈퍼마켓을 갈 수 있다. 혹시나 레온 직전에 머물 계획이라면 이 알베르게를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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