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일기
어제 슬리퍼를 사러 갔을 때 다들 하나같이 외쳤던 까리온. 오늘 간다. 프로미스타에서 까리온 까지 약 18km. 중간중간 마을도 많고 거리도 짧다. 걷는 도중에 커피도 한 잔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가다가 까리온 전 마지막 마을을 지나쳐서 걷는데 예전에 바욘역에서 보았던 한국인 모녀 분을 만났다. 어머니는 앞질러서 걸으시고 따님은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인사를 하고 걸으며 얘기를 시작했다. 알고보니 같은 마포구 주민이었다. 홍대 쪽에 사신다고 한다. 이때까지의 까미노는 어땠는지, 까미노 끝나고 무슨 계획이 있는지, 여기서 먹은 음식 얘기 등등 얘기하며 걸으니 금새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것이 보인다. 도로를 통제하고 흑과 풀, 꽃으로 예쁜 문양들을 만들어 놓았다. 오늘 축제가 열리나 보다.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10시반쯤. 역대급으로 빨리 도착했다. 11시 반 체크인이라 나는 가방으로 줄을 세워놓고 슬리퍼부터 사러 갔다. 알베르게 근처에 스포츠 용품점이 있었는데 거기엔 슬리퍼나 쪼리가 없어 가게 사장님이 나에게 샌들을 추천해준다. 컬러와 디자인, 가격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것을 구매했다. 33유로. 조금 큰 지출이지만 꼭 필요한 소비라 생각하며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알베르게 체크인이 11시에, 조금 이른 시각에 시작되었다. 2층에 위치에 침실은 모두 1층 침대였다. 얼마만에 1층 침대인지. 짐을 풀고 나는 축제 구경을 하러 마을 중심부로 향했다. 마을 사람들이 도로를 온통 예쁜 문양들로 수 놓았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줄지어 앞으로 조금씩 나아갔다. 그러다가 배가 고파 민욱이가 추천해준 빵집을 찾아 들어갔다. 빵집 안은 현지 주민들로 북적였다. 나도 줄을 서서 기자리는 동안 쇼케이스에 있는 빵들을 보며 어떤 빵을 먹어볼지 골랐다.
빵을 4개 정도 샀고, 가격은 5유로도 안되었다. 엄청 저렴하게 구매하였다. 기분좋게 빵을 사들고 나와 근처 카페로 가서 콘레체를 시켜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1번째 빵으로 패스츄리 안에 커스터드 크림이 있는 빵을 먹었는데 너어무 맛있었다. 크림은 너무 달지 않고, 바삭한 패스츄리 식감까지 살아있었다. 1분도 안되서 순삭해버리고 다음 빵을 먹었다. 2번째 빵은 직원에게 추천을 받아 구매한 빵인데, 샌드위치를 해먹는 빵인 것 같다. 남은 커스타드 크림에 조금 찍어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이 집 크림이 진짜 맛있는 것 같았다. 커피 1잔과 맛있는 빵을 먹고 다시 마을 구경에 나선다. 구경길에 기념품샵에 들러 팔찌도 하나 사고, 약국에 들러 아스피린도 샀다. 그리고 점심 먹을 곳을 찾아보는데 보이는 가게마다 인산인해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아까 빵을 먹었던 카페로 돌아왔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해야겠다. 또르띠아와 초리소, 맥주 한 잔을 시켰다. 나는 또리띠아가 참 맛있다. 계란, 감자, 양파, 어떤 것은 햄이나 초리소, 하몽도 들어가있어 한끼 식사로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배를 채우고 다시 알베르게로 돌아와서 어제 못한 고프로 영상 백업과 빨래를 했다. DM으로 친구들에게 안부를 물으니 루카가 곧 까리온에 도착한다고 한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루카.
나는 내일 먹을 음식과 물을 사러 슈퍼를 가기 위해 나왔는데 저 멀리 익숙한 헤어스타일이 보인다. 루카!!!! 우리는 반갑게 인사하고 포옹했다. 안부를 물으니 아직 다리와 발목이 안좋다고 한다. 그래도 꿋꿋히 여기까지 온게 대견스럽다. 그는 나와 다른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하고 거기 가보니 피피, 클로디아, 파비온도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 나중에 맥주 한잔을 약속하고 잠시 헤어지고 나서 나는 빵과 물을 사서 알베르게로 돌아왔다. 오전에 먹고 남은 빵들을 다 먹었다. 애플파이와 크로아상을 먹었는데 이 일기를 적고 있는 지금도 계속 생각난다. 알베르게에서 조금 쉬다가 친구들을 만나러 다시 나왔다. 바에서 칼리모초를 한잔시켜 그동안 못다한 얘기들을 나누었다. 루카와 매논은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부르고스에서 그 둘은 에어비앤비를 잡았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고, 매논은 까미노에서 만났던 모든 친구들과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자세한 이유는 묻지 않았지만 음.... 내가 알지 못하는 배경이 있겠지만 나는 그냥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친구들과 즐기고 싶었다. 다들 피곤하고 지쳐보인다.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하게 먹을 곳을 찾아보지만 오늘 일요일이라 문 연 곳이 많이 없다. 결국 점심에 갔던 카페에 가서 또 같은 메뉴를 시켰다. 루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기는 다음에 한국에 꼭 한번 고보고 싶다고 한다. 얼마든지!! 오면 한국 로컬식당부터 기깔나는 이태리 식당, 루카가 좋아하는 일식당까지 다 데리고 가주리라.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같이 태웠다. 그리고 나서 우린 또 다시 헤어졌다. 아마 오늘처럼 또 길 위에서 분명 만날 것이다. 그땐 루카의 다리가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2. 까리온 알베르게 정보
까리온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알베르게이다. 왓츠앱으로 예약도 가능하며, 정원도 넉넉한 편이다. 1층은 리셉션과 주방, 부엌, 빨래터로 되어있고, 2층에 침대와 화장실, 샤워실, 기도실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전부 1층침대이다. 방의 크기도 꽤 큰 편이고 침대간 간격도 넓어 편하게 쉴 수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니 정말 가성비 짱인 알베르게다.
3. 까리온 맛집 추천
(1) 까리온 빵 맛집
까미노를 이미 다녀온 친구 민욱이에게 추천받아 간 까리온의 빵 맛집이다. 순례자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빵집으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맛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정말 착해 까리온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서 빵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2) 까리온 식당 추천
까리온에 도착한 날이 주말이라 문을 연 식당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 식당에서 점심, 저녁을 모두 해결했었다. 쵸리소와 또르띠아, 보카디오 등을 파는 바 로 그냥저냥 평범하게 먹을 만한 식당이다. 주말 까리온에 방문한다면 이 식당에서 밥을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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