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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여행기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14일차 (산 볼-이테로 데 라 베가)

by peoplothory_ 2024. 9. 15.

목차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 14일차 (산 볼-이테로 데 라 베가)

    1. 일기

    오늘도 6시에 출발했다. 전날 고프로 영상을 외장하드에 백업하느라 조금 늦게 잠에 들었다. 해가 어슴프레 뜨려고 한다. 계속해서 밀밭을 따라 걸었고, 첫번째 마을인 온타나스에 도착했다. 7시30분이 조금 넘은 시각. 느지막히 준비한 순례자들이 하나둘 출발하기 시작한다. 알베르게와 같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 들어가 카페 콘레체와 패스츄리 같은 빵에 햄과 치즈가 들어간 빵을 시켰다. 아 그냥 커피만 시킬껄... 그닥 맛있지도 않고 가격은 비쌌다. 가지고 있던 빵도 같이 먹고 다시 출발. 다음 마을인 카스트로헤리즈 까지는 약 9km 정도 남았다. 규모가 좀 있는 도시라 ATM에서 현금도 뽑고, 빵과 사과도 살 계획이다.

    길을 걷다보면 응원 문구들을 많이 볼 수 있다.옛날 순례자 병원을 개조하여 알베르게로 사용 중인 건물

    알베르게 앞 도네이션 바기념품도 도네이션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평탄한 길을 계속해서 걸었고, 가는 길에 커다란 문이 보인다. 알고보니 옛날에 순례자 병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일부 고쳐 알베르게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었다. 그 앞에 작은 도네이션 바가 있어 남은 동전을 몇 개 넣고 커피와 쿠키 하나를 집어 벤치에 앉았다. 그렇게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오랜만에 라트비아인 에레스를 만났다. 안부와 몇 마디 얘기를 주고 받다가 나는 다시 출발했다. 얼마 가지않아 카스트로헤리즈에 도착했다. 이 마을은 언덕에 위치에 있으며 큰 요새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마을 구경을 하다가 식료품점에서 빵과 사과, 물을 샀다. 그리고 바로 ATM기기를 찾아 향했다. 식료품점 바로 옆에 있는 ATM은 수수료가 비싸 다른 은행으로 향했고 다행히 그 곳 ATM은 인출 수수료가 무료였다. 150유로 정도 넉넉하게 뽑아 다시 까미노 루트에 올랐다. 카스트로헤리즈를 벗어나면 꽤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하는데 그 전에 나는 배낭을 잠시 내리고 입고 있던 겉옷과 긴바지를 벗었다. 막상 오르고 보니 생각보다 오르막 구간이 짧았고, 금방 언덕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언덕 정상에는 앉아서 쉴 수있는 벤치와 그늘이 마련되어 있었다. 앉아 쉬려고 하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빨리 자리를 일어났다.

    카스트로헤리즈 마을에서 보이는 멋진 성멋진 성당
    언덕을 올라 보는 카스트로헤리즈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꽤 경사가 심한 내리막을 조심히 내려왔다. 그리고 나서 한동안 계속 걸었다. 이젠 5km 이상 계속 걸으면 지루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누군가 계속 얘기하며 걷는건 또 조금 피곤한 일이다. 어떤 독일인 아저씨를 만났다. 그와 짧은 스몰토킹 후 대화를 굳이 억지로 이어나가려하지 않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냥 같은 방향으로 계속 같이 걷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 이테로 데라 베가에 입구에서 로렌조를 만났다. 그는 내가 오늘 머무는 마을 직전 마을에 머무는데 와인을 사러 온 모양이다. 그와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다시 오늘 예약한 알베르게로 향했다.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에레스가 이미 도착하여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체크인 시간이 남아 나도 맥주를 시켜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휴식을 취하다가 신발을 갈아신으려고 하는데 카라비너에 쪼리 한 짝이 없어졌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쪼리인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을 입구까지 돌아가 찾아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쪼리를 보여주며 혹시 본 적 없냐고 물어도 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친구들과 만든 DM채팅방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마노스와 프리다도 오늘 같은 알베르게에 묵기로 하여 이 사실을 알렸지만 오는 길에 쪼리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매논과 루카도 오늘은 보지 못했지만 내일 걸으며 찾아보겠다고 한다. 하... 절망적이었다. 도대체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라도 알면 찾아라도 갈텐데 말이다...

    이테로 데 라 베가 알베르게에서 맥주 한 잔잃어버린 내 쪼리

    일단 운동화를 신고 체크인을 했다. 그리고 마을 구경을 나섰는데 이번 마을도 정말 뭐가 없다. 내가 묵는 알베르게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조금 걸어나가면 있는 바가 전부였다. 마을 중심부에 있는 바에서 또르띠라와 와인 한잔을 시켜먹었다. 쪼리를 잃어버려 기분이 안좋았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하니.... 5유로나 달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리뷰로 보긴 했지만 비싸도 너무 비쌌다. 그리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알베르게에 있는 식당에서 작은 피자와 와인을 또 먹었다. 이것도 5유로.... 친구들과 얘기를 좀 나누다 낮잠을 청했다. 계속 잃어버린 쪼리가 눈에 아른거린다.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니....

    이 동네도 크지 않은 마을이라 구경거리가 없어 일찍 잠에 들려고 한다. 내일 목적지인 프로미스타에서 쪼리나 슬리퍼를 사야겠다. 이제 곧 이 길도 반을 지난다. 이때까지 걸어온 길을 한번 더 걸으면 끝이라니. 아직까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2. 이테로 데 라 베가 알베르게 정보

    이테로 데 라 베가 알베르게 정보

     

    Albergue Puente Fitero · Itero de la Vega, Palencia

     

    www.google.com

    이테로 데 라 베가 입구에 위치해있는 알베르게이다. 이테로 데 라 베가는 작은 마을이라 식료품점이나 식당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알베르게는 식당도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음식을 사먹기 좋다. 하지만 가격은 조금 비싼 편. 알베르게도 깨끗한 편이며, 이용하는데 큰 불편한 점은 못느꼈다. 저녁식사는 순례자 커뮤니티 식사가 이뤄지며, 저녁식사 퀄리티가 좋다. 샐러드와 굴라쉬, 파스타, 와인이 나왔다. 여기서 일하는 남자 직원분이 한국어를 조금 하셔서 한국어 단어로 간단한 소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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