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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하노이 여행 날이 밝았다. 다행히 날씨가 아주 좋다. 우리나라고 치면 초가을 날씨의 시원한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준다. 아침을 먹으려 찾아둔 식당으로 곧바로 향했다. 장어 쌀국수를 파는 집이라고 하는데 자칫 비리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하고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니 현지인들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구글 지도의 리뷰에서 본 장어 쌀국수를 시켰고,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쌀국수에 장어 껍질 같은 것을 튀겨 올린 음식이었다. 장어 튀김을 먼저 한입 먹어보니 비린 맛은 없었고, 상당히 고소한 맛이 났다. 쌀국수 국물과 같이 먹으니 색다른 맛이었다. 나쁘진 않았지만 두 번은 안 먹을 것 같다.
이른 아침이라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아 어제 저녁과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얼마 되지 않을 한적한 하노이의 거리를 산책했다.
커피 한 잔 할까 싶어 외국인들이 밖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전부 서양인들 밖에 없는 것이 꽤 신기했다. 서양인들에게 유명한 카페인가? 카페 내부는 상당히 깔끔한 원목 인테리어와 식물들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나도 바깥 야외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자리가 없어 아쉽게 카페 내부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시그니처 커피를 한 잔 시켰고, 커피 맛이 꽤 좋았다.
맛있는 커피를 한 잔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하노이의 명물 중 하나인 성 요셉 성당을 보러 갔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트리 장식이 되어있었고, 아마 2025년 신년 행사도 열리겠지? 성당 내부로는 들어가지 않고, 성당을 한 바퀴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았다. 까미노를 다녀와서 성당에서 느껴지는 캄(Calm)함과 홀리한 기운이 참 좋아졌다.
이제 하노이 기찻길로 향했다. 하노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이 기찻길은 기찻길 바로 옆으로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대부분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내가 방문했을 때는 이제 막 카페들이 하나둘씩 오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관광명소이지만 아침이라 사람도 많이 없고 기찻길 옆에서 커피를 즐기기 너무 좋았다. 더군다나 담배에 관대한 베트남에서 테라스 자리에서 커피와 함께 태우는 담배는 흡연자만 아는 큰 즐거움이다.
문을 연 카페에 앉으니 메뉴를 가져다준다. 에그커피를 하나 시키고, 잠시 앉아있으니 때마침 기차가 오는 알림음이 들린다. 관리인이 나와 바리케이드를 내리고 주변 상점에서 기찻길에 놔두었던 쓰레기며, 물건들을 급히 가게 안으로 들인다. 저 멀리서 기차가 다가온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는 건 처음이라 신기하고 재밌는 체험이었다. 조금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거리 하나를 쌓았다.
내가 하노이 기찻길을 방문했을 때 기차가 지나갔던 시간은 아침 8시였다.
담배와 커피를 음미하며 조금 쉬다가 다시 관광을 시작했다. 이번엔 기찻길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 백종원의 스푸파 하노이 편에 나왔던 솟방 맛집이다. 손님은 많지 않았고 현지인 몇몇이 아침식사를 하는 듯했다. 간결한 메뉴판을 받아 들고 솟방과 맥주를 주문했다. 따뜻한 솟방과 빵이 서브되고, 빵을 조금 떼어 솟방에 찍어 먹어보았다. 생각보다 고기가 많이 들어간 솟방은 꽤 내 입맛에 맞았다. 토마토소스와는 조금 다른 맛이 났고, 빵 없이 단품으로 먹기에는 조금 짜고 자극적인 맛. 이미 쌀국수와 커피를 두 잔이나 먹고 온터라 추가 빵은 시키지 못했다. 맛있게 먹고 다음 여정을 향해 가게를 나섰다.
이젠 호안끼엠 호수로 갈 차례다. 하노이에는 의류생산 업체, 공장들이 꽤 많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동대문종합시장처럼 시장 곳곳에 의류 부자재를 파는 곳이 많았다. 재밌는 프린팅의 옷이 있어 기념품으로 살까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베트남 하노이 2박3일 찍먹 여행 코스 및 맛집/카페 추천 (올드쿼터, 호안끼엠, 서호 위주)
※제가 여행했던 주관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글입니다. 다른 분들의 글도 참고하여 슬기로운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 사파 여행을 끝내고 하노이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오후 5시 정도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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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나가올 새해 카운트다운을 위해 큰 무대가 설치중이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호수 인근 차량을 통제해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고 한다. 러닝을 하는 사람도 꽤 많았고, 현지인, 관광객 할 것 없이 사람들이 평화롭게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도 호수 옆 벤치에 잠시 앉아 다음 가 볼 곳을 찾다가 근처에 에그커피로 유명한 카페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
카페로 들어가는 입구는 되게 좁고 길었다. 그 긴 통로 끝에는 다소 협소한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를 다닥다닥 붙여 공간을 꾸린 카페가 있었다. 카페 지앙은 에그커피로 꽤 오래된 전통을 가진 카페 라고 한다.
혼자 왔다고 하니 출입구 바로 옆에 작은 간이테이블 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뒤 따라온 외국인 손님도 나와 같은 자리에 안내를 받았다. 베트남은 합석인 일반적이지만 합석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다. 나는 에그커피와 에그맥주, 합석한 친구는 에그커피를 주문했다.
나와 합석한 친구는 미국에서 온 사이러스 라는 친구로 혼자 동남아를 여행 중이라고 한다. 그는 미국의 애플 유통 쪽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아이폰이 공장에서 생산되어 출고되면 소비자에게 가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일종의 유통관리를 한다고 한다. 그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커피를 홀짝인다. 에그커피 맛은 달달하고, 부드러웠다. 계란의 비린 맛은 없었다. 오랜만에 외국인과 대화하느라 커피에 집중을 못해 솔직히 커피 맛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에그맥주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에그크림이 담긴 맥주잔과 삿포로 맥주캔이 같이 서브되는데 무슨 맛인지 잘 모를 이상한 맛이었다. 사이러스에게 한 모금 권유하니 괜찮다고 한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카페 지앙은 현금결제만 가능하다고 한다. 현금이 없었던 사이러스를 대신해 내가 계산을 하고 카페를 빠져나왔다. 그는 근처 ATM으로 가서 커피 값을 뽑아 주려고 했는데 고액권 밖에 인출이 안되었다. 그가 3월에 한국에 온다고 해서 나는 그에게 3월에 한국에 오면 그때 커피를 사달라고 했다. 그리고 서로의 무사 여행을 빌어주며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제 동쑤언 시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동쑤언 시장을 구경하고 싶어서 가는 건 아니다. 거기에도 스푸파에 나왔던 새우튀김, 반똠을 먹으려 가는 것이다.
가는 길에 빈티지샵이 있어 들렀다. 꽤나 느낌있는 빈티지 의류들이 있었지만 나와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들이 대부분이라 구경만 하고 나왔다.
스푸파에 나왔던 반똠을 파는 식당을 가보니 작은 노점상인데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꽤 있었다. 아쉬운 대로 시장 먹거리 노점상들이 있는 골목으로 쭉 들어가 보는데 딱히 끌리는 곳이 없었다. 배도 많이 안 고프고, 일단 이동하자.
다음은 서호로 가기 위해 그랩을 불렀다. 오토바이 그랩을 불렀고, 10-15분 정도 도착하여 서호 근처 레코드샵에 도착했다. 꽤나 느낌있는 샵이었고, 해외 LP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음악 LP까지 다양했다. 나는 들어가자마자 매장 음악으로 틀어놓았던 베트남 음악이 괜찮아 사장님에게 지금 나오고 있는 노래의 LP를 볼 수 있냐고 물으니 흔쾌히 보여준다. LP가 2장 든 앨범이라 그런지 내가 생각했던 금액보다 조금 더 비쌌다. 다른 베트남 음악을 추천해 달라고 하니 매장 BGM을 바꾸며 이것저것 들려준다. 그중 사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 앨범이 있었는데 그걸로 구매를 했다. 얼마 전 가게를 새로 오픈한 친구에게 줄 선물이었다. 마지막 기념사진까지 찍고 이제 서호로 향했다.
[베트남 사파/하노이 여행기 3일차] 사파에서 하노이 슬리핑 버스, 스푸파/미슐랭 쌀국수 맛집 퍼
오늘은 사파를 떠나 하노이로 가는 날이다. 일어나니 간밤에 비가 조금 온 듯하다. 하노이로 가는 슬리핑 버스를 타기 위해 9시 반까지 사파 시내에 있는 픽업 포인트로 가야 한다. 전날 히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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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로 가는 길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중고CD와 카세트테이프를 파는 느낌 좋은 가게도 있었고, 꽤나 규모 있는, 괜찮은 빈티지샵도 있었다. 거기서 아크테릭스 바람막이를 고민하다가 가품일 수도 있을 듯해서 사지 않았다.
평화로운 서호 변을 걸었다. 구름은 없었지만 약간의 미세먼지로 공기가 조금 뿌옜다. 강변에 있는 벤치와 테이블에는 볕을 쬐며 여유롭게 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맥주나 한잔할까 하다가 오늘 하루가 짧다는 걸 알고 걸음을 재촉했다.
슬슬 출출해져서 서호 근처에 분짜 맛집을 갔다. 다소 허름해 보이지만 사람들이 꽤 많다. 관광객, 현지인이 모두 한데 섞여 맛있게 분짜를 먹고 있었다. 혼자 왔다고 하니 남는 자리에 합석했다.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과 의자가 조금 불편했지만 이 또한 여행의 일부이니라.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주문한 음식은 조금 늦게 나왔지만 맛은 좋았다. 막 구워준 고기가 피쉬소스에 담겨 나오고 면과 갖가지 채소와 함께 먹었다.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모두 입안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분짜의 맛은 너무 좋았다. 거기다가 현지 느낌 낭랑한 가게 분위기까지 불편한 거 싫어하는 분들은 피하시길 바란다.
분짜를 먹고 나와 이제 서호에서 호치민 묘소로 가기 위해 그랩을 불렀다. 오토바이 그랩 뒤에 타고 다시 달렸다. 해가 조금 기울었고, 서호 변을 내달린다. 이 순간만큼은 자동차의 경적소리도, 뿌연 미세먼지도 '아무렴 어때'가 된다. 생각보다 꽤 달려 호찌민 묘소 앞에 도착했다.
입구를 찾아 들어가려는데 들어가기 전 짐 검사를 하는 곳이 있었고, 내가 들어서자마자 베트남 경찰이 내가 입은 반바지를 보며, 손으로 바지 모양을 만들며 뭐라 한다. 거의 신격화 되어있는 대 호찌민 동지의 묘소에 반바지 차림을 들어가려고 했다니..... 내 생각이 많이 짧았다.
아 이제 뭐하지.... 다시 그랩을 타고 올드쿼터 쪽으로 가긴 시간이 많이 뜰 것 같아 무작정 걸어보기로 했다.
올드쿼터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꽤나 한적하고 조용했다. 레닌 동상도 보고, 하노이 깃발탑도 보고. 걷다 보니 아침에 왔던 하노이 기찻길에 다다랐다. 그곳에서 방향을 틀어 호안끼엠 호수 쪽으로 향했다. 꽤나 이국적인 건물들과 상점들이 많이 보였다. 카페라도 한 군데 들어갈까 했는데 오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다.
계속 걸어 호안끼엠 호수 옆에 있는 유니클로를 구경했다. 살만한 것이 있을까 해서 들어가봤지만 특별한 아이템은 없었다. 오후가 되니 호안끼엠 호수는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 아침과는 많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사진사까지 고용해 반사판까지 사용해 가며 예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많이 걸었더니 출출해졌다. 근처에 먹을만한 식당이 있을까 보다가 오전에 못 먹었던 반똠을 파는 식당이 있어 들어갔다. 여행객들은 거의 없고 현지인만 가득했다. 제대로 찾아온 듯했다. 메뉴를 보고 이것저것 시키고 맥주도 하나 주문했다. 이곳은 튀김 전문 식당이었고, 지금 이 시간에 간단하게 먹기 딱 좋았다. 주문하자마자 튀겨 나오는 튀김은 타이어를 튀겨도 맛있는 법.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식당 내부가 다소 더러웠지만 난 괜찮았다. 불편하신 분들은 방문하지 마시길.
그다음 일정은 하노이의 마지막 밤을 위해 예약해 두었던 유명 마사지 샵에 갔다. 예약시간보다 2시간 정도 일찍 방문하여 조금 당겨 마사지를 받을 수 있냐 물으니 다른 지점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지점이 2개나 있다니. 정말 유명하고 잘되는 마사지샵인 듯했다. 멀지 않은 곳에 2호점이 있었고, 그곳으로 이동했다. 나는 거기서 핫스톤 마사지를 신청했다.
웰컴티와 쿠키를 먹으며 조금 쉬다가 위층으로 올라갔다. 환복 후 마사지가 진행되었고, 나는 핫스톤 마사지가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뜨거운지 몰랐다. 마사지사 분은 이 뜨거운걸 맨손에 쥐고 어떻게 마사지를 하는지.... 대단하면서도 신기했다.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고 잠시 숙소에 들렀다. 선물 샀던 것들은 내려두고 다시 나와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식당 하나를 들어갔다. 구글 리뷰를 보니 볶음밥으로 유명한 식당이어서 일단 볶음밥 하나를 시키고, 스푸파 하노이 편에 나왔던 거위, 오리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보고 싶어 오리고기가 들어간 쌀국수도 하나 시켰다. 그리고 사장님께 맥주 말고 다른 술이 있냐고 물으니 사파에서 먹었던 생수병에 든 술을 내어준다. 맛을 보니 사파에서 먹었던 것과 맛이 똑같았다. 다시 보니 반갑기도 하고 이게 도대체 뭘로 만든 술인지 궁금해졌다.
볶음밥은 리뷰대로 정말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졌다. 밥알 하나하나가 코팅되어 식감이 아주 좋았다. 쌀국수는 정말이지 최악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맡아보는 오리 누린내였다. 오리고기와 선지가 같이 들어가 있었고, 몇 젓가락 먹지 못하고 거의 남겨버렸다. 볶음밥만 시킬걸.....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제 내일이면 다시 한국으로. 내일 새벽에 나가야 해서 큰 짐들을 미리 챙겼다. 침대에 누워 짧고 굵었던 이번 하노이/사파 여행을 되돌아보며 잠에 든다.
[베트남 사파/하노이 여행기 2일차] 판시판산 케이블카, 사파 로컬 쌀국수집, 사파 마사지샵, 철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계획대로 라면 오늘 판시판산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첫 차에 타고 싶었지만 몸이 좋지 않아 너무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일어나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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